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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리뷰] 에소테릭 분리형 SACD 플레이어 P-05X/D-05X
작성자 고전사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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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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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6월 에소테릭(Esoteric)의 일체형 SACD/CD 플레이어 ‘K-01Xs’를 감탄하며 시청했었다. 하이엔드 오디오업계에서 명망이 높은 디스크 트랜스포트 메커니즘 ‘VRDS-NEO VMK-3.5-20S’와 아사히카세이(AKM) ‘AK4497’ 칩을 조합한 35비트 연산 DAC의 우수성을 실감했다. 필자가 접한 최고의 디스크 플레이어였다.  




7월에는 이번 시청기인 에소테릭의 분리형 ‘P-05X’와 ‘D-05X’ 조합을 들었다. 잘 아시는 대로 에소테릭에서는 디스크 플레이어는 ‘K’, 디스크 트랜스포트에는 ‘P’, DAC에는 ‘D’를 모델이름에 붙인다. 숫자가 작을수록 상위 모델이며, 업그레이드 버전은 ‘X’, ‘Xs’ 순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최상위 플래그십에는 ‘그란디오소(Grandioso)’ 시리즈가 포진해 있다.  

따라서 현행 라인업으로 보면, ‘P-05X’는 ‘그란디오소 P1’, ‘P-02X’를 잇는 디스크 트랜스포트의 막내, ‘D-05X’는 ‘그란디오소 D1’, ‘D-02X’를 잇는 DAC의 막내다. 물론 각 서열별 가격차도 엄격하다. 일체형의 경우 그란디오소 K1, K-01Xs, K-03Xs, K-05Xs, K-05X, K-07X 순으로 일가를 이루고 있다.




▲ 일체형 SACD 플레이어 최상위 모델 ‘그란디오소 K1’


이처럼 ‘P-05X’와 ‘D-05X’ 조합은 에소테릭 분리형 소스기기의 막내이지만 그 소리의 품격만큼은 단언컨대 ‘넘사벽’ 수준이었다. 뒤에서 자세히 쓰겠지만 선명함, 에너지감, 경쾌함, 입체감에서 오히려 실연보다 더 실연 같은 재생음이 흘러나왔다. 소리에 대한 필자의 기억만을 바탕으로 한다면 서열이 몇 단계 높은 일체형 ‘K-01Xs’를 위협할 정도였다.  

에소테릭 P-05X, D-05X

분리형 디스크 재생 시스템에 관한 한 에소테릭의 역사는 장구하며 독보적이다. 에소테릭이 1987년 출범하면서 처음 내놓은 모델이 분리형 CD 재생 시스템인 ‘P-1’, ‘D-1’이었고, ‘P-1’에 이미 에소테릭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VRDS(Vibration-free Rigid Disc clamping System)’ 트랜스포트 메커니즘이 채택된 것이다.



▲ VRDS 메커니즘을 최초로 탑재한 에소테릭 P-1, D-1


VRDS는 이후 2003년 SACD와 DVD 포맷에도 대응하는 ‘VRDS-NEO’로 진화했고, 이 메커니즘을 채택해 2004년 발표한 분리형 시스템이 ‘P-01’(별도 전원부), ‘D-01’ 콤비였다. 이어 2005년에는 새 DSD 처리기술을 투입한 ‘P-03’와 ‘D-03’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 에소테릭 P-05X/D-05X


그러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2007년 이번 시청기의 전신인 ‘P-05’와 ‘D-05’가 등장했다. ‘P-05’는 새 디스크 메커니즘 ’VRDS-NEO VMK-5’를 채택했고, ‘D-05’는 세계 최초의 32비트 연산 DAC이었다. 이어 2016년에는 ‘P-03’와 ‘D-03’ 후계기인 ‘P-02X’와 ‘D-02X’가 나왔고, 창립 30주년인 지난해에 마침내 이번 시청기인 ‘P-05X’와 ‘D-05X’ 콤비가 탄생했다.  

P-05X, D-05X 훑어보기

두 제품을 모아놓고 보면 그야말로 패밀리 룩이 돋보인다. 트레이의 유무와 오른쪽 버튼들의 개수만 다를 뿐 매끄러운 표면의 알루미늄 섀시와 부드럽게 마무리된 모서리, OLED 디스플레이, 약간 솟아오른 상판 디자인 등이 빼 닮은 것이다. 알루미늄 재질의 핀 포인트 풋과 스틸 베이스 플레이트가 3점 지지하는 방식도 매한가지. 



▲ 에소테릭 SACD 트랜스포트 P-05X


SACD 및 CD 디스크 트랜스포트인 ‘P-05’ 후면을 보면 왼쪽부터 XLR(AES-EBU) 및 ES-Link(ES링크) 오른쪽채널 출력, 동축 출력, 클럭 입력, ES-Link 및 XLR 왼쪽 채널 출력 순이다. 필자가 보기에 ‘P-05X’와 ‘D-05X’를 진정한 ‘콤비’로 묶어주는 것이 바로 좌우채널이 따로 구비된 ES링크다. HDMI 단자를 이용한 에소테릭의 독자적인 디지털 전송방식인데, 뒤에서 자세히 언급할 것이다.  

‘D-05X’는 ES링크나 AES-EBU, 동축으로 연결된 ‘P-05X’의 트랜스포트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컨버팅해주는 DAC. 하지만 광과 USB-B 타입 단자도 갖추고 있어서 네트워크 플레이어나 PC/맥에 물릴 수도 있다. ES링크 입력 시 48bit, 352.8/384kHz PCM 음원과 DSD 음원을 처리할 수 있고, 듀얼 AES-EBS 입력 시 16/24bit, 32~384kHz, 동축과 광입력 시 24bit/192kHz PCM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 에소테릭 SACD 트랜스포트 P-05X 후면


놀라운 것은 USB 입력 스펙. 최대 32bit, 768kHz PCM 음원은 물론 DSD의 경우 22.5MHz까지, 즉 DSD512 음원까지 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BNC 타입의 클럭 입출력 단자를 갖추고 있어서 최대 24.576MHz의 외장 마스터 클럭을 끌고와 ‘P-05X’와 공유할 수 있다. 아날로그 출력단자는 밸런스와 언밸런스 1조씩 마련됐다.  

P-05X 집중탐구

‘P-05X’는 ‘P-05’ 이후 10년간 축적된 에소테릭의 기술이 만개한 디스크 트랜스포트다. ‘VRDS-NEO VMK-5’를 바탕으로, ‘그란디오소 P1’(2013년)의 디지털 회로와 클럭 회로, 그리고 ‘P-02X’(2016년)의 개발 노하우가 아낌없이 투입됐다. 실제로 내부사진을 ‘P-05’와 비교해보면 토로이달 트랜스 용량이 커졌고, 평활용 커패시터가 2개에서 10개로 늘어났다. 트랜스포트 메커니즘의 브릿지가 턴테이블이 거의 안보일 만큼 커진 점도 눈길을 끈다.  

SACD 트랜스포트 메커니즘 ‘VRDS-NEO VMK-5’부터 본다. 에소테릭의 ‘VRDS(Vibration-free Rigid Disc clamping System)’ 메커니즘은 ‘클램프’라는 말 그대로, 디스크 회전 시 흔들림을 보정하기 위해 턴테이블이 디스크 위를 압착하는 것이 특징. CD의 4.5배에 달하는 SACD의 초고속 회전과 진동, 이로 인한 음질 왜곡과 열화를 막기 위해 진동을 없애는데(Vibration-Free) 모든 기술력을 쏟아부었다. 



▲ P-05X에는 VRDS-NEO VMK-5 메커니즘을 탑재한다.


디스크를 잡아주는 턴테이블은 알루미늄과 폴리카보네이트의 하이브리드 소재, 턴테이블이 매달려 안정적으로 돌게 하는 브릿지 역시 고강성 BMC(Bulk Molding Compound)와 스틸의 하이브리드 소재를 썼다. 서로 다른 재질을 결합, 진동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설계다. 참고로 2018년에 등장한 ‘K-01Xs’는 가장 최신의 ‘VRDS-NEO VMK-3.5-20S’ 메커니즘을 채택했는데, 턴테이블은 두랄루민, 브릿지는 20mm 두께의 스틸 소재다. 

이밖에 ‘VRDS-NEO VMK-5’는 서보제어 스핀들 모터, 축 슬라이딩 방식의 픽업, 차동 기어방식의 디스크 로딩 시스템 등을 갖췄다. 이 모든 것들이 에소테릭 디스크 트랜스포트나 플레이어를 볼 때마다 감탄했던 스무드하고 조용한 디스크 픽업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인 셈. 트레이 개폐부터 디스크 클램프까지 모든 동작이 매끄럽고 정숙하기 짝이 없다.



▲ P-05X에 탑재된 VRDS-NEO VMK-5 메커니즘


ES링크는 에소테릭의 독자적인 ‘LVDS(Low Voltage Differential Signaling)’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HDMI 전용단자를 이용한 ES링크의 최신 버전 ‘ES-LINK4’를 투입했다. HDMI 멀티 커넥터의 구조를 100% 활용해 오디오 데이터와 좌우 클럭, 비트 클럭을 각각 차동(Differential)으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뒷단에 전송한다. 최대 48bit/352.8kHz PCM과 DSD 신호 전송이 가능하다.  



▲ P-05X는 에소테릭의 독자적인 ES-LINK4를 지원한다.


ES링크의 핵심은 이처럼 수신측(DAC)이 아니라 송신측(트랜스포트)에서 디지털 프로세싱 전과정을 미리 처리한다는 것. 물론 수신측인 DAC의 부하를 줄여 ‘D-05X’가 오로지 순수 컨버팅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이같은 개념은 지난 2013년 그란디오소 P1, D1에서 처음 탄생했다. ‘ES-Link4’는 HDMI 전용단자를 이용하지만, 이전 버전은 XLR 단자를 통해 이뤄진다.  


D-05X 집중탐구

‘D-05X’는 아사히카세이(AKM)의 32비트 프리미엄 델타 시그마 DAC 칩 ‘AK4497’을 채널당 4회로씩 탑재했다. 이들 32비트 칩을 복수 조합, PCM 신호를 34비트로 연산해 아날로그 신호로 컨버팅한다. 이에 비해 10년 전에 나온 ‘D-05’는 32비트 연산이었다. 디지털 영역에서 이 비트수가 높을수록 연산오차가 줄어드는 만큼 더욱 충실한 아날로그 변환이 가능하다.  




▲ 에소테릭 D/A 컨버터 D-05X


‘D-05’와 ‘D-05X’의 2비트 차이는 사실 엄청난 것이다. 단지 2비트에 불과하지만, 십진법으로 환산하면 32비트(D-05)가 42억9496만7296, 34비트(D-05X)가 171억7986만9184에 이른다. 24비트 프로세싱에 비해 32비트는 24배, 34비트는 1028배에 달한다. 요약컨대 PCM 신호를 세로축 상에서 잘게 쪼갤수록 아날로그 파형에 가까워진다는 얘기다.  

참고로 ‘K-01Xs’의 DAC 칩은 동일한 ‘AK4497’을 채널당 8회로씩 탑재해 35비트로 연산하며, ‘K-03Xs’는 ‘AK4497’ 칩을 채널당 2개씩(4회로) 탑재해 34비트로 연산한다. DAC 파트만 놓고 보면 ‘D-05X’는 ‘K-03Xs’를 충실히 따른 셈. 이에 비해 2016년에 나온 상급모델 ‘D-02X’는 ‘AK4490’ 칩을 채널당 16회로씩 투입, 36비트로 처리한다.   



▲ D-05X DAC 모듈. AK4497을 채널당 2개씩 탑재한다.


음원소스에 맞춰 다채로운 디지털-디지털 변환이 가능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오리지널 신호의 재생 뿐만 아니라 PCM 신호를 2배, 4배, 8배 업 컨버트할 수 있는 것. ‘D-05’에서는 4배까지만 가능했었다. 또한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PCM 신호를 최대 DSD512 신호로 업 컨버트해 훨씬 부드러운 질감의 음악재생이 가능하다.  

DAC 파트의 또다른 핵심인 클럭 시스템은 그란디오소 커스텀 사양의 ‘VCXO(전압제어 수정 발진기. Voltage-Controlled Crystal Oscillator)’를 탑재했다. 대형 크리스탈 조각을 내장해 위상잡음이 적고 ±0.5ppm에 불과한 중심 정확도를 자랑한다. 또한 클럭 싱크 기능이 있어서, 에소테릭의 ‘G-01X’ 등 고정밀 마스터 클럭 제너레이터와 연결, 외부 클럭신호와 동기화할 수도 있다.  

컨버팅 후 아날로그 출력회로는 전류전송 능력이 좋은 에소테릭 고유의 ‘HLCD’를 채널당 2회로씩 탑재했다. 사실 아무리 디스크 드라이브 메커니즘과 DAC 파트가 출중해도 뒷단인 아날로그 출력회로가 부실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HLCD(High Current Line Driver)’는 말 그대로 전류출력 능력이 좋고 스피드가 빠른 출력 버퍼회로로, 슬루레이트 2000V/μs를 자랑하는 초고속 소자를 채용했다. 토로이달 전원트랜스 2개를 비롯해 전원부와 아날로그 파트가 모두 듀얼모노로 구성된 점도 눈길을 끈다. 



▲ D-05X 후면


‘D-05X’와 앰프 연결은 3가지. 일반적인 XLR, RCA, 그리고 에소테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ES-LINK Analog’(ES링크 아날로그)다. ES링크 아날로그는 ‘HLCD’ 버퍼회로 성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연결은 기존 XLR 케이블을 사용하지만 전류전송 방식을 채택해 신호경로상의 임피던스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K-01Xs’ 시청 당시 XLR 방식과 ES링크 아날로그 방식을 1대1 비교해봤는데, 그 차이는 놀라웠다. 

리스닝 테스트

시청은 ‘P-05X’와 ‘D-05X’를 HDMI 케이블(ES-LINK4)로 연결했고, ‘D-05X’와 인티앰프 ‘F-03A’는 밸런스 케이블(ES링크 아날로그)로 연결했다. ‘F-03A’는 클래스A 증폭으로 8옴에서 30W, 4옴에서 60W를 뿜어낸다. 시청기에는 ES링크 아날로그 신호를 받아들일 수 있는 보드가 설치된 상태. 기존 XLR 케이블을 연결한 상태에서 두 기기 표시창을 보면서 입출력으로 ‘ESLA’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이번 시청에서는 일반적인 밸런스 전송을 선택했다. 스피커는 장안의 화제인 매지코(Magico)의 ‘A3’.  



"처음부터 그냥 선명한 해상도가 돋보인다. 
드럼의 하이햇이 아예 드럼 본체와 분리돼 떨어져 나온 것 같다."


데이브 브루벡 콰르텟 ‘Blue Rondo a la Turk’(Time Out. SACD) 아, 처음부터 그냥 선명한 해상도가 돋보인다. 드럼의 하이햇이 아예 드럼 본체와 분리돼 떨어져 나온 것 같다. 한 음 한 음이 싱싱하고 분명하다. 신기한 것은 래더 DAC 방식이 아닌데도 색감이 무척 진하고 중량감이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디지털 파일이 아니라 CD를 제대로 플레이했을 때 느껴지는 CD만의 매력이다. 흐릿하거나 얇거나 가볍지 않은 것이다. 그만큼 ‘P-05X’, 그중에서도 ‘VRDS NEO VMM5’ 메커니즘의 우수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운드 스테이지와 이미지도 정신이 번쩍 날 정도로 완벽했다. 무대는 넓게, 악기들은 입체적으로 배치된다. 좌우채널 정보를 ES링크(ES-Link4)로 정확히 전송하고, ‘D-05X’에서 이를 채널당 4회로로 처리한 덕분일 것이다. 듀얼모노 구성의 전원부와 아날로그 파트 덕도 크게 봤을 것이다. 인상적인 것은 역시 DAC 성능인데 좋은 의미에서 서슬이 퍼렇다. 예리하고 선연한 것이, 베이스 농현은 아주 단단하고 탄력적이며 에너지감이 넘쳐난다.



"부드럽고 소프트하며 여유작작한 음, 너무나 경쾌하고 산뜻한 음에 놀랐다. 
원근감은 말할 것 없고 좌우 안길이가 넓은 스테이지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마틴 테일러 ‘Jonny And Mary’(Linn Selektion. SACD) 부드럽고 소프트하며 여유작작한 음, 너무나 경쾌하고 산뜻한 음에 놀랐다. 자꾸만 지난 6월에 들었던 ‘K-01Xs’와 오버랩된다. 원근감은 말할 것도 없고 좌우 안길이가 넓은 스테이지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물론 인티앰프 ‘F-03A’와 스피커 ‘A3’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음상이 무대 정중앙에 잘 포커싱되는 것은 소스기기부터 앰프까지 크로스토크 관리가 잘 돼 있다는 반증. 마틴 테일러의 기타 현을 아주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좋다. 분명하고 생생한 음의 촉감,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연주의 디테일이 대단하다. 이어 들은 캐롤 키드의 ‘Havin’ Myself A Time’에서는 모든 음들이 일체의 머뭇거림 없이 터져나왔다.




여린 음에서는 나긋나긋할 정도로 디테일이 가득하다. 
타임 도메인 관리도 놀랍다. 
시간축 지터가 없이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느낌


막심 벤게로프, 클라우디오 아바도, 베를린필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35번’(Tchaikovsky Concerto pour Violin. SACD) 필자 앞에 떠오르는 오케스트라의 시각적 부피감이 장난이 아니다. 평소에는 2층 객석에서 밑을 바라보는 느낌, 그래서 약간 미니어처로 축소된 오케스트라였는데, ‘P-05X’와 ‘D-05X’ 조합은 이를 단번에 실물사이즈로 재현했다. 그러면서 여린 음에서는 나긋나긋할 정도로 디테일이 가득하다. 타임 도메인 관리도 놀랍다. 시간축 지터가 없이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느낌. 한 치의 흔들림이나 색번짐, 애매함, 엇박이 느껴지지 않는다. 투티의 폭발하는 에너지 속에서도 음들이 뭉개지거나 혼탁해지지 않는다. 지난 5월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에서 들었던 실연보다 더 실연 같은 음이다.  

 

  

처음 시작되는 칠흑같은 배경, 
이어 허공 뒷편에서 갑자기 ‘실물’로 등장하는 장사익이라는 소리꾼. 
그의 주름진 얼굴이 훤히 보일 것 같은 무서운 분해능과 표현력이다.


장사익 ‘찔레꽃’(하늘 가는 길. CD) 예전 CD가 닳도록 많이 듣다가 오디오파일의 길로 접어들면서는 거리를 뒀던 장사익 CD를 간만에 틀었다. 처음 시작되는 칠흑같은 배경, 이어 허공 뒷편에서 갑자기 ‘실물’로 등장하는 장사익이라는 소리꾼. 그의 주름진 얼굴이 훤히 보일 것 같은 무서운 분해능과 표현력이다. 그의 절창에 혼탁과 착색과 부풀림 따위는 없다. 기름기가 쫙 빠진 소리, 양념 대신 오로지 식재료의 식감만으로 차린 훌륭한 밥상이라는 인상. 특히 고역대에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쭉쭉 뻗는 아날로그 사운드는 AKM DAC칩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것이다.  

총평

올해 들어 갑자기 에소테릭 사운드를 꽤 많이 접했다. ‘K-01Xs’에서는 일체형 디스크 플레이어의 끝판 사운드를 체험했고, 이번 시청기인 ‘P-05X’/‘D-05X’ 콤비는 막내 라인업임에도 불구하고 분리형 조합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에너지감과 투명함, 공간감을 만끽했다. 에소테릭 트랜스포트 메커니즘 ‘VRDS-NEO’를 채택한 여러 타 브랜드 플레이어들(CH 프리시전 ‘D1’, dCS ‘Vivaldi CD/SACD Transport, 오르페우스 ‘Heritage SACD’)도 기대치를 웃돌았다.  



필자가 보기에 디지털 소스기기, 그 중에서도 디스크 트랜스포트와 DAC에 관한 한 에소테릭은 정점에 올랐다. ‘P-05X’와 ‘D-05X’ 조합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교한 진동제거 테크놀로지가 집약된 ‘VRDS-NEO VMK5’ 메커니즘, 그란디오소 커스텀 사양의 VCXO 고정밀 클럭, AKM DAC칩의 채널별 34비트 컨버팅, 에소테릭 독자의 ES링크(ES-Link4)와 ES링크 아날로그 전송시스템, 그리고 튼실한 전원부가 빈틈없이 호흡을 맞췄다.  




테스트는 못해봤지만 ‘D-05X’를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USB 케이블로 접속, 순수한 외장 DAC으로 활용하는 상상도 수없이 해봤다. ‘D-05X’로 듣는 룬(Roon)과 타이달(TIDAL) 스트리밍 음원의 세계는 어쩌면 에소테릭이 이 분리형 시스템에 선물한 보너스일 것이다. 그야말로 에소테릭 분리형의 ‘넘사벽’ 막내들이다.

Written by 김편
주요사양
P-05X SACD Transport

재생 가능 디스크: SACD, 오디오 CD, CD(CD-R/RW) 
디지털 출력: ES-LINK x 1, XLR x 1, RCA x 1 
클럭입력: BNC 
입력가능 주파수: 44.1kHz, 88.2kHz, 176.4kHz, 10Mhz, 22.5792MHz 
입력레벨: 구형파 TTL 레벨 상당, 사인 0.5 ~ 1.0Vrms 
전원: 220V AC, 60Hz 
소비전력: 16W 
크기(W x H x D): 445 x 131 x 359mm 
무게: 13.5kg 

D-05X D/A Converter

아날로그 출력: XLR x 1, RCA x 1 
출력 임피던스: XLR 44Ω, RCA 22Ω 
최대 출력레벨: XLR 5.0Vrms, RCA 2.5Vrms 
주파수 특성: 5Hz ~ 65kHz(-3dB) 
S/N 비: 120dB 
왜율: 0.0008%(1kHz) 
디지털 음성 입력: ES-LINK, XLR x 1, RCA x 1, USB x 1 
클럭출력: BNC 
출력레벨: TTL 레벨 상당 
입력가능 주파수: 44.1kHz, 88.2kHz, 176.4kHz, 48kHz, 96kHzm, 192kHz, 22.5792MHz, 24.576MHz 
출력 주파수 정확도: ± 0.5ppm(출하 시) 
전원: 220V AC, 60Hz 
소비전력: 25W 
크기(W x H x D): 445 x 131 x 360mm 
무게: 14kg

첨부파일 p05-d05-291-1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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